2010년 5월 27일 부터 2010년 5월 29일까지
3일간의 기록
프롤로그
서른을 훌쩍 넘기고 이제는 주위에서 마흔이 낼모레라는 소리를 듣는 지금.. 나는 아무것도 가진것도 아무것도 한 것도 없다.. 누구를 탓할 것인가.. 아니 탓할 누구라도 있는가? 어떤 질문에도 답의 방향은 나 자신에게로 향한다..
답답한 마음에 오래전부터 마음에 담아 두었던 화대종주를 시작하기로 마음먹는다..
지난 2월 갈 계획을 잡았으나 역시나 준비부족으로 포기해야 했던 아픔(?)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지난번에 모아두었던 자료와 새로 검색한 자료로 계획을 세운다..
오월의 푸르름이 짙어가는 2010년 5월 마지막주.. 다행이 일기예보상으로 날씨가 좋다고 한다.
첫날은 노고단에서 1박을 하기로 하고 둘째날은 장터목에서 1박을 하고 천왕봉일출을 본후 대원사로 내려오기로 계획을 잡는다.. 갑자기 결정한 산행이고 일정이 촉박하여 걱정했는데 다행히 주중이라 큰 어려움없이 두 산장의 예약에 성공한다.
체력이 좋지 못하고 걸음이 느린 나는 과연 2박 3일동안 산행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부터 든다. 하지만 이미 마음먹은 일 끝까지 해보기로 한다.. 화엄사 입구를 들어설때까지도 마음한구석에서는 갈등이 사라지지 않는다.. 아니 사실은 노고단에서 하루를 지내고 연하천대피소를 지날때까지 그런 갈등과 포기의 유혹은 끊임없이 내 마음속에서 일어났다. 과연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스스로에게 질책을 한다. "너는 이곳에 놀러 온것이 아니다"라고..
대구에서 출발한다. 서부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남원으로 가는 첫차(7:50)를 탄다. 피곤했는지 아니면 멀미약때문인지 잠이들었다 깨어보니 남원에 도착했다. 도착시간은 10시.. 약 두시간이 걸리는 거리.. 도착한 터미널에서 바로 구례-화엄사로 가는 차량은 10시 30분.. 미쳐 챙기지 못한 가스 한통을 맞은편 마트에서 구입하고 잠시 터미널 주변을 돌아본다..
역시나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하구나.. 그런 느낌이 조금은 나를 편안하게 해준다. 너무 세상을 좁게만 살아온 나에게 또다른 깨달음을 준다.. 그렇게 화엄사행 버스를 타고 출발한다.. 버스 짐칸에 큰 배낭 두개가 있다.. 이사람들도 지리산에 가는 구나라고 생각하며 빈 공간에 배낭을 넣고 자리를 잡는다.
곡성(?)을 지나 구례로 가는 길은 아름다웠다.. 섬진강을 따라 지나가는 길.. 온갖 생각이 머리속을 들락날락한다..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 나 자신에 대한 실망, 내가 여기에 온 이유.. 이런 저런생각사이로 섬진강과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이 스쳐지나가고 그렇게 구례에 도착하고.. 잠시후 화엄사에 도착한다.. 약 1시간정도 걸린것 같다.. 설레임.. 두려움.. 지금이라도 돌아갈까하는 생각도 순간 스치고.. 혼자하는 여행이 낯설지는 않지만 그래도 보통때보다 더 두려운것은 어쩔수 없나 보다.. 잠시 앉아서 주변을 정리하고 근처 식당으로 가서 산채비빔밥을 먹는다.. 이제 시작이다.
대구에서 화엄사에 가기까지 오르미님의 블로그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일면식도 없고 자료를 보면서도 감사댓글하나 못남겼지만 늦게나마 감사드린다.
"오르미의 산행수첩"
http://blog.daum.net/sanorm/11508710?srchid=BR1http%3A%2F%2Fblog.daum.net%2Fsanorm%2F11508710
참고사항
1.70리터 배낭(배낭커버포함)-개인적으로 약간의 공간적 여유가 있는 것을 선호해서 70리터배낭으로 선택했으나 각자 스타일에 따라 더 작은 배낭으로도 가능함. 실제로 당일용배낭을 매고 종주하는 사람도 봤음.
2.침낭커버
3.하계용침낭
-침낭커버와 침낭은 처음가는 지리산이라 최악의 경우 어떻게 될지 몰라서 챙긴것임. 적당한 거리의 산행과 산장예약을 했다면 굳이 가져갈 필요는 없을 듯함. 산장에서 담요대여가능.
4.갈아신을 양말 2켤레 + 예비용 1켤레
5.팬티 2장+ 긴팔 기능성 언더웨어 3장
6.긴팔티셔츠(기능성) 1장
7.반팔티셔츠(기능성) 2장
8.등산복 바지 1장
9.고어텍스 자켓
10.폴라텍 써말프로 자켓
-아무리 한 여름이라도 저체온증에 걸릴수 있다.기본적으로 산행시에 겨울용티셔츠하나는 챙겨가야 한다.
11.판초우의 + 고어텍스 트라우저
12.헤드랜턴
13.비상식
14.하이드로백(3리터)
15.1리터짜리 물병
16.버너
17.코펠 2개(소,중)
18.개스 2통
19.수저 및 시에라컵
20.모자 및 헤어밴드 or 손수건 or 두건 or 버프(쏟아지는 땀을 적당히 막아줌)
21.칼
22.비상약품 및 응급처치 도구(survival blanket은 필수라고 생각함)
23.나침반 및 지도(더해서 gps가 있다면 좋고..)
24.휴대폰
25.휴지 및 물티슈(기본적인 용도외 설겆이용으로 사용)
26.썬크림
27.장갑 + 예비용 목장갑
28.카메라 및 예비 배터리
29.라디오 및 mp3
30.쓰레기 담을 튼튼한 큰 봉지
31.트레킹폴
32.3일치 식량(5끼~6끼)
이번에는 라면5개, 햇반 6개,김치 1봉지,참치캔 2개,오렌지 3개,캔맥주 2통..
대피소마다 기본적인것은 팔기때문에 조금 줄여도 괜찮다고 생각함.
2부에서 계속